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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거래 하시면서, 하이퍼로컬 모르시면 안되죠?! 하이퍼로컬의 모든 것!

Hyperlocal(하이퍼로컬)이라는 신조어를 번역기에 돌려보면, ‘초(超)로컬의’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극도의, 뛰어넘은’이라는 의미의 접두사인 하이퍼(hyper)를 한자어로 변환한 셈이죠. 감이 잘 잡히지 않아 사전을 뒤져봐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주 좁은 지역의 특성에 맞춘’이라는데, 분명하다기보단 모호하게 읽히죠. 그만큼 이런 신조어는 한 단어 혹은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 쉽지 않습니다. 왜 이런 트렌드가 일어났고,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모두 파악해야지만 이해할 수 있거든요.

 

[WHY 왜 지금 하이퍼로컬일까?]

• 집에서 집으로

디지털 미디어 시대, 세상은 로컬(local)보단 글로벌(global)을 향해가는 듯 보였습니다. 현지 음식을 먹기 위해 해외를 가고, 대학교를 졸업하면 유럽 배낭여행을 가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졌습니다. 물리적 거리만큼 심리적 거리감이 가까워지니 라이프스타일도 변화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셀러브리티의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국내에서 취급하지 않는 해외 브랜드 제품은 직구를 해서라도 수집했죠. 그런데 잠깐이면 지나갈 줄 알았던 세상의 단절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국경은 물론이거니와 집 밖을 나가는 것도 어려워져 버린 거예요. 그러면서 학업, 근무, 여가 등 일상생활을 해나가는 공간적인 범위를 뜻하는 ‘생활권’이 고착됐습니다. MZ세대는 이를 ‘슬세권'(슬리퍼를 신고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지역)으로 표현, 이른바 지역 생태계 활성화에 불을 붙이기 시작합니다.

 

• 사람과 사람의 연결

지역 생태계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요? 비대면 시대에서 대면을 가능케 한다는 점입니다. 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만남을 가질 수 있고, 짧은 시간이지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가장 목말라 했던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거죠. 하나의 공통분모로 묶인 이들일수록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쉽습니다. 오직 우리 동네에서만 통하는 꿀팁, 아는 사람만 아는 맛집, 저렴한 세탁소 등 소소한 주제가 최대 화두니까요. 지금부터 이야기할 하이퍼로컬 플랫폼은 바로 이런 사용자의 원츠(Wants)를 꿰뚫고 있습니다.

 

[HOW 하이퍼로컬 플랫폼은 어떻게 사용자를 공략할까]

WAU(주간 이용자 수) 1천만 명(2021년 3월 기준)을 돌파하며 전년 대비 2배의 성장을 일궈낸 <당근마켓>. 사용자의 위치를 기준으로 한정된 지역에서만 중고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던 해당 플랫폼은 최근 거대한 지역 커뮤니티를 형성하는데 주력 중입니다. 이는 국내 최대 플랫폼 중 하나인 네이버의 움직임과 상응합니다. 네이버는 최근 커뮤니티 서비스 ‘네이버 카페’에서 같은 지역에 사는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이웃 톡’을 출시했는데요. 본래 로컬성이 뚜렷했던 서비스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사용자를 응집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특정 카테고리에서 성장 중인 모바일 앱도 눈길을 끕니다. 지역 기반 모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트>, 사용자 위치를 기준으로 반경 1km 내 노점상 정보를 알려주는 <가슴 속 3000원> 등이 그 예인데요. 재밌는 건 이곳의 사용자들이 콘텐츠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플랫폼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자발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고, 개선 방향을 함께 고민합니다. 사용자의 관여도가 높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방문 주기나 체류 시간이 늘어나니, 로열티가 높아지게 되겠죠.

 

아예 사용자를 서비스 제공자로 내세운 모바일 앱도 있습니다. GS리테일은 편의점 상품을 1.5㎞ 이내 주민이 배달하는 <우리동네딜리버리>를 출시했는데요. 지역과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이곳의 배달원은 주로 도보로 움직입니다. 주문한 이의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떨어질 수 있고, 배달하는 이는 큰 수익성을 기대하기 힘들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같은 지역 주민 간의 신뢰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띕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는데요. 제품의 유통이 가까운 거리 안에서 이루어지니, 배달 과정이나 포장에서의 환경오염이 덜할 거라는 기대 때문이죠.

 

[WHAT 앞으로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 콘텐츠로 완성되는 로컬 ‘커뮤니티’ 플랫폼

앞선 사례에는 크게 두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첫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입니다. 온라인에서 맺은 관계를 오프라인에서 확장하거나, 오프라인의 정보를 온라인에서 콘텐츠화하는 방식이죠. 여기서 두 공간은 서로의 기능을 대체한다기보다는, 보완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이해할 수 있겠네요. 특히 로컬이라는 고정된 공간에서는 온오프라인의 유기적인 융합이 더욱 중요해질 겁니다.

 

둘째, 커뮤니티의 확장입니다. 플랫폼이란 본질적으로 하나의 사업체입니다. 이런 사업체의 목적은 다름 아닌 이익 창출이고요. 그런데 앞서 예를 든 하이퍼로컬 플랫폼들은 수익과 직결되지 않아 보이는 커뮤니티 구축을 당면 과제로 삼았습니다. 왜일까요? 사람이 모이는 곳에 시장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커뮤니티의 안정은 곧 로열오디언스(충성고객)와 신규 사용자의 증가로 이어지며 이것이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으로 연결되거든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스스로 하이퍼로컬을 정의해보세요. 무슨 의미가 읽히나요? 어떤 가능성이 보이시고요? 많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이렇게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하이퍼로컬은 시류에 맞는 주제이자 새로운 콘텐츠를 연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에디터 / 김용태 (The SMC그룹 대표) / 브런치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