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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 구성원의 이틀간 특별한 여름 휴가 이야기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코로나 시대, 일상에 많은 부분들이 변하면서, 여름철 휴가를 즐기는 모습 또한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여름 휴가철 안전하고,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오늘은 SK네트웍스 홍보팀 임현우 매니저의 안전하고 알찬 여름 휴가 체험기를 소개하겠습니다.


[인적 드문 산골에서 책과 함께 쉼을 취하다]
| 여행 첫날

한 달 여전 새벽같이 줄 서서 받은 미니 캐리어에 산골 숙소에서 읽을 책을 담았습니다.

사람 많은 곳은 왠지 불안하고 두려운 요즘, 집도 좋지만 인적 드문 곳에서 콧바람을 한 번 쐬어주면 몸과 마음에 힐링을 줄 수 있습니다. 안락한 숙소와 읽을만한 책, 이야기 나눌 지인이 함께하면 더할 나위 없죠.
금요일 오후, 가방을 쌌습니다. ‘한번 읽어봐야지’ 했던 책들도 적당히 챙겼고요(별다방에서 받은 작은 캐리어를 이렇게 사용해 봅니다^^), 그리고 강원도를 향해 출발했습니다.

숙소로 가는 길옆으로 옥수수밭이 펼쳐집니다. 눈과는 다른 폰 카메라의 기능이 아쉽습니다.

저녁에 출발했다면 서울에서 족히 3시간은 넘게 걸리는 곳이지만, 낮인 만큼 30분 정도는 당겨진 것 같습니다. 다른 때였으면 지역장터,유명 관광지 등 강원도 정취가 느껴지는 현장을 들렀을 텐데.. 시기가 시기인지라 경유지를 최소화했습니다. 하지만 빵순이 아내가 ‘평창에 가면 꼭 먹고 싶다’며 오래전부터 점찍어둔 ‘브레드 메밀’만은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눈 깜짝할 새 곤드레 치아바타, 밤 식빵, 메밀 도넛 등을 잔뜩 골라 담았습니다. 그러고선 다시금 차에 오른 후 약 20분, 영화 <인터스텔라> 속 장면처럼 길옆으로 쭉 이어진 옥수수밭을 지나 숙소를 만났습니다.

이 정도면 자연과 어울리는 곳 아닌가요?

도착한 곳은 산골 언덕길 옆의 한옥! 150년이 넘은 집을 최근 새로 단장해 올해 초부터 독채 숙박 형태로 여행객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짜잔~
방 두 칸에 화장실 두 개, 거실, 주방이 딸린 아담하고 깔끔한 집이네요. 살아 숨 쉬는 자연, 그리고 한옥 자체가 주는 안락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도착해 문을 연 순간 저는 이미 만족했습니다! 지역 특성상 모기 등 곤충들이 존재한다는 점만 수용한다면, 누구든 최고의 여행 숙소로 인정할 곳이라 생각합니다. (만약 벌레를 질색한다면? 안타깝지만 추천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짐을 풀고 두어 시간쯤 지나 출출함을 느낄 무렵, 주말을 함께 보낼 지인 가족도 도착했습니다. 딱 시간을 맞췄네요. 먹어야 할 때를 알고 딱 시간을 맞췄네요!^^

밖에 나와선 뭐니 뭐니 해도 숯불이 제맛입니다.

이런 곳에 나오면 불을 지펴줘야 합니다. 단백질 보충은 필수지요. 마당 테이블 옆에 놓인 화로에 숯불을 피우고 준비해온 고기를 종류별로 올립니다. 소고기로 충분히 요동친 마음, 거기에 새우가 더해지고 주인 내외분이 챙겨주신 강원도 산골의 각종 쌈과 나물이 입안에서 벗을 이루니 정말 좋습니다! 배까지 풍성하게 해 준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곳에 오면 청춘(물론 실제로도 여전히(?) 청춘입니다!)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것 같습니다. 아쉽게도 날씨가 흐려 밤하늘에 흐르는 은하수가 배경이 되어 주진 못했지만, 서로의 삶을 나누며 눈물짓고 웃는 사이 평창에서의 첫날 밤은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 여행 둘째 날

조용히 책 읽을 장소가 넘쳐나는 이 숙소가 참 좋습니다.

둘째 날부터는 5명의 온전한 ‘독서 Day’입니다. 책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참 많은 곳이네요~ 맑은 아침 날씨를 맛보려 툇마루에 걸터앉아 책을 보다가 모기가 조금 귀찮게 하면 거실 책상에서, 나른하다 싶을 땐 방 안의 작은 탁자나 어디든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책으로, 빵으로 마음과 육체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며 살쪘습니다.

마음의 양식만으로는 굶어 죽을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에겐 전날 구매한 빵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숙소 앞 밭에서 딴 트 잎 우려낸 차, 이 지역의 사과와 복숭아 등이 식사 겸 간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기분 좋은 독서환경 조성에 힘을 보탰지요. 제가 가져온 두 권의 책을 소화하기엔 충분한 장소와 시간, 별식이었습니다.

 

클래식 방송과 목공예품, 바가 인상적인 카페. 제법 소문이 많이 난 곳입니다.

이날엔 숙소 근처에 있는 한 카페를 방문했습니다.
목공예품과 LP가 가득한 정경, 스피커를 타고 크게 울리는 클래식 라디오 방송이 인상적인 개성 강한 주인분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대기 고객은 절대 카페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것은 물론, 테이크아웃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 매장 안 인원도 최소화해, 문밖에 늘어선 여러 팀의 눈빛이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그만큼 자기 철학이 분명합니다. 매장에 들어온 고객에게 정성을 다해 커피를 제공하고, 관심을 기울여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자리에 앉는 순간 온전한 고객의 특권을 누릴 수 있는 곳입니다. <바텐더>라는 만화책을 좋아하는데요. 머무르는 동안 지친 몸의 피로가 풀어지고 회복하게 되는 만화 속 주인공의 가게 분위기를 닮았습니다. 바가 부담스러우면 뒤쪽 테이블 자리에 앉아 함께 온 이와 대화를 나누거나, 가져온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저희 일행은 마치 음악이 있는 도서관을 방문한 듯, 짧지만 굵게 독서를 했습니다. (오픈 시간에 맞춰 카페에 다녀왔는데, 못내 아쉬웠던지 두 집 아내는 문 닫는 시간에도 또 방문했습니다! 저녁땐 사장님과 엄청 수다를 떨고 왔다고 합니다~^^)

카페 역시 우리에겐 도서관이었습니다. 음악 소리가 커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서적이 좋을 듯합니다.

이곳 방문은 두 번째입니다. 제가 몸이 부실해서 계절마다 장염 등 배앓이를 합니다. 지난 7월, 요양 겸 기운 회복을 위해 강원도를 찾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인터넷을 열심히 살펴보던 아내가 “당신이 딱 마음에 들어 할 카페”라며 데려간 곳이었고, 여지없이 그 예상은 맞았습니다. 분위기도 제 스타일이었던 데다가, 우연히 청계 반숙과 수리취떡까지 얻어먹었지요. 그날 밤 카페 사장님께서 “최근 지인이 오래전 집을 리모델링해 게스트하우스로 열었는데 가성비가 참 좋다”며 “평창에 또 오게 되면 숙박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신 곳이 바로 이번에 묵은 숙소입니다. 사람 연(緣)이란 게 참… 신기합니다.


여기서 잠깐! 강원도에서 지내는 동안 저는 두 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떠나는 마음은 서글픈데, 식욕은 더 왕성해집니다. 메밀 탓입니다!^^

TV도 없고, 다른 때보다 핸드폰도 덜 들여다보게 되는 강원도 산골은 ‘느림의 미학’을 지닌 곳인데, 아이러니하게도 너무나 금방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대체 왜 그런 걸까요? 금방 이틀이 지나고 돌아가야 하는 날, 산책하고 근처 계곡에 잠깐 발을 담그고 와서 숙소와 이별을 고했습니다. 점심으로 메밀국수를 나눠 먹고 차에 오르는 길, 차마 발이 떨어지진 않았지만 자동차는 이 마음을 몰라줍니다.

가을엔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저를 기다리고 있겠지요? 그땐 연차라도 내고 좀 더 긴 시간을 함께할 참입니다. 마음 맞는 친구와 함께 오면 너무나 시간이 빨지 가서, 다음엔 방문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적 드물고 공기 맑은 곳에서 코로나도 피하고 새 힘도 얻고 다가오는 주말, 한번 이렇게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