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으로 떠나는 ‘먹도락’ 여행

홍콩을 직접 방문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동안 홍콩에 대한 이야기는 참 많이 들었습니다. 그 유명한 별명인 ‘쇼핑의 천국’부터 아름다운 야경에 대한 이야기,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는 이야기, 그리고 지나치게 상업적인 느낌이었다는 이야기까지. 그렇게 너무 많은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제게 홍콩이란 도시는 가본 적도 없으면서 몇 번은 가본 것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또 한편으론 전혀 알 수 없는 도시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도 홍콩으로의 출장이 잡혔습니다. 이 친숙하면서도 알쏭달쏭한 도시를 잘 알려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당연히 음식! 이겠지요. 현지의 음식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그 도시와 한몸(!)이 되는 일이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홍콩을 참 맛있는 곳으로 기억하게 해준 세 식당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샤오롱바오의 진한 육즙과 망고주스의 상큼함이 흐르는 곳으로, 함께 떠나실까요?

 

1. 차이나 탕(China Tang)

‘홍콩’하면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인 딤섬! 이제까지 제게 딤섬이란, ‘피가 얇고 한입 크기로 작은, 비싼 만두’ 정도였습니다. 평소에 딤섬을 즐길 기회도 적었던 데다, 더욱이 찾아서 먹는 음식도 아니었지요. 하지만 SK네트웍스 홍콩 지사장님의 ‘홍콩에서의 첫 끼는 딤섬이지!’하는 강력 추천에, 저는 딤섬과 진한 만남을 가져보기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여러해 홍콩에 거주하며 다양한 딤섬을 접했던 홍콩 지사장님. 그가 손에 꼽을 만큼 특별한 딤섬 맛집으로 추천한 곳이 바로 차이나탕(China Tang)이었습니다. 점심에는 딤섬을 주로 팔며 저녁시간에는 요리와 딤섬을 함께 제공하는 맛집이었는데, 워낙 유명한 곳이라 예약이 필수라는 정보도 알려주셨지요. 맛있는 냄새가 폴폴 풍기는 식당에 들어서자, 꼭 근대 중국에 온 것 같은 멋진 인테리어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음식은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한국인 입맛에 맞는 것 위주로 주문했습니다. 여섯 종류의 딤섬, 탄탄면, 갖은 해산물이 들어간 볶음면, 익힌 야채, 그리고 디저트까지! 모양새마저 아름다운 요리들이 식탁을 점점 채우자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답니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먹어볼 차례!

일단 가장 먼저 손이 간 음식은 여러 종류의 딤섬이었습니다. 그동안 멀리했던 나의 과거를 뉘우치며, 각각의 딤섬을 하나씩 맛보았지요. 새우와 조개 관자를 넣은 딤섬, 육즙 가득한 고기 소를 채운 딤섬, 기름이 튀겨 바삭한 식감이 일품인 딤섬 등,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던 딤섬이 차례로 서브되었습니다. 하나하나를 먹을 때마다 절로 감탄사를 부르짖게 하는 맛이었습니다. ‘여섯 종류나 시키나요?’ 했던 물음이 무안하게, 딤섬은 게눈 감추듯 금세 자취를 감추었답니다.

그리고 저를 가장 궁금하게 했던 요리를 맛보았습니다. 바로 익힌 야채였지요. 사실 우리나라에서야채는 밑반찬 개념인 경우가 많아, 굳이 따로 익힌 야채를 시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시키지 않았더라면 큰일날 뻔 했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아삭한 식감과 입안을 깔끔히 정돈해주는 그 맛이, 먹으면 먹을수록 젓가락을 끌어당기는 마성이 있었지요. 특히 다른 음식과 함께 먹으니 식사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었답니다. 마성의 야채와 땅콩소스로 맛을 낸 탄탄면 국물을 호로록 마시면, 제가 있는 자리가 곧 천국이 되는 기분이었습니다.

자, 그럼 본식을 먹었으니 디저트를 먹어야겠지요? 차이나 탕의 유명한 후식, 망고주스를 마셔… 먹어 보았습니다. 왜 ‘마시다’고 표현하기 애매한지, 사진을 보면 아실 것 같아요. 차이나 탕의 망고주스는 특이하게도 잔이 아닌 국그릇에 서브되었고, 빨대가 아닌 수저로 떠 먹는 방식이었습니다. 특이한 서브 방식만큼 그 맛도 신세계! 알갱이모양의 작은 덩어리를 동동 띄워 나온 망고주스는 너무 걸쭉하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맛으로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답니다. 가히 ‘인생 망고주스’라 칭할 수 있는 맛이었습니다.

차이나 탕(China Tang Landmark, 唐人館 置地廣場)
주소: 411-413, 15 Queen’s Road Central, Central, Hong kong(홍콩 센트럴 랜드마크 4층)

 

2. 모트 32(MOTT 32)

다음으로 소개드릴 식당 역시 홍콩의 맛집 of the 맛집! 모트 32(MOTT 32)입니다.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마치 동굴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었지요. 모트 32가 얼마나 유명한 음식점인지는 그곳을 방문한 고객들을 살펴보면 단번에 알 수 있는데요, 소위 홍콩에서 ‘잘 나간다’는 미남, 미녀 분들이 참 많았답니다.

모트 32에서 즐긴 음식은 앞서 맛보았던 차이나 탕의 음식들보다 좀 더 중국의 향취가 풍기는 요리였습니다. 그런데 그냥 중국 요리인 것이라기보단, 홍콩의 감성을 더해 재해석한 홍콩식 퓨전요리 같기도 했어요. 양은 푸짐하지 않았지만, 하나하나 엣지를 확실히 살린 요리로 고객의 눈과 혀를 매혹했습니다.

저는 관자요리와 랍스터 두부 볶음, 꿔바로우(찹쌀 탕수육), 가지요리, 그리고 딤섬 한 종류를 주문했습니다. 신기한 점은, 중국의 향취가 충분히 느껴지면서도 입맛에 꼭 맞았다는 점입니다. 간은 세지 않은데 ‘단짠’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참 멋진 요리들이었습니다.

함께한 일행 모두 빠르게 요리 접시를 비워냈습니다. 딤섬은 비교적 친숙한 샤오롱바오로 주문해보았는데요, 차이나 탕과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멋진 맛이었습니다. 가지 볶음 요리와 랍스터 두부 볶음은 고급 요리의 느낌이면서 밥과 너무도 잘 어울렸는데요, 공기밥을 따로 주문해 쓱쓱 비벼 먹으니 더욱 맛이 좋았습니다.

모트 32는 베이징 카오야(북경오리 슬라이스)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 평이 아주 높다고 합니다. 다음에 또 홍콩을 방문할 기회가 또 있다면 꼭 먹어보자고 다짐하며 모트 32를 나섰습니다.

모트 32(Mott 32)
주소 : Standard Chartered Bank Building, 4-4A Des Voeux Rd Central, Central, hong kong(홍콩 센트럴 SC은행 지하 1층)

 

3. 크리스탈 제이드(Crystal Jade)

마지막으로 소개해 드릴 식당은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어떻게 보면 소개할 필요도 없는 ‘크리스탈 제이드’입니다. 국내에도 몇 개의 지점이 있지만, 홍콩 여행 코스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가게 근처에 다다르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어마어마한 대기 인파였습니다. 다행인 점은 제가 도착한 시간이 저녁 10시쯤이었기에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사람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대기 순번은 꽤 늦은 번호였지만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크리스탈 제이드는 홍콩에서의 마지막 식사 자리였습니다. 그 말인 즉, 남겨둔 홍콩 달러를 모두 풀어도 괜찮은 타이밍이란 이야기! 게다가 늦게까지 끼니를 해결하지 못해 허기도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습니다. 일행 모두 활활 타오르는 눈빛으로 메뉴판을 샅샅이 살펴보았답니다.

그래서 그 결과, 우리는 엄청난 양의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여러 종류의 딤섬, 탄탄면과 우육면, 깐풍새우, 누룽지탕, 야채볶음까지! 음식을 주문하는 저도 중간 중간 웃음이 나올 정도였으니, 주문을 받던 직원분은 어땠을까요? 이어지는 주문에 결국 그도 웃음이 터지고야 말았답니다. 열 가지가 넘는 요리가 적힌 주문서를 한번, 우리 얼굴을 한번 쳐다본 직원분은 형아 미소를 날리고 떠났습니다. 자, 그럼 그 다양한 음식들을 살펴볼까요?

배가 고팠던 제가 크리스탈 제이드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양이 푸짐했다는 점입니다. 모트 32는 물론이고, 차이나 탕보다도 넉넉한 인심이었지요. 탄탄면고 우육면은 큰 짬뽕그릇 같은 대접에 나왔고, 샤오롱바오부터 여러 종류의 딤섬들을 원 없이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음식 맛은 우리나라 지점에서 먹는 그 맛 그대로였습니다. 세계 모든 지점에서 동일한 음식 맛을 유지하는 것이 크리스탈 제이드의 인기 비결이 아닐까 생각되었답니다.

크리스탈 제이드의 가격대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보장된 맛에 풍족한 양의 음식이 먹고 싶을 땐꼭 방문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만약 대기가 길다면 명단에 이름을 올린 후 IFC몰을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크리스탈 제이드(Crytal Jade – Central)
주소 : 8 Finance St, Central, Hong kong(IFC몰 2층)

 

홍콩은 연 수천만 명의 여행객이 모이는 곳입니다. 그 중 한국인이 수백만 명이라고 하니, 가히 여행대국이라 불릴 만하겠지요. 만일 ‘쇼핑의 천국’이라는 명성 때문에 홍콩을 방문했다면, 이제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아울렛과 브랜드가 입점한 상황에 가격차이도 크지 않아 이전과 같은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우수한 치안과 친절한 시민, 깔끔한 도시와 해안가의 마천루는 보는 방문한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낼 정도랍니다. 그리고 인근 도시와의 교류가 활발하기에 그만큼 다양한 음식이 존재하지요.

홍콩의 아름다운 야경을 바라보며 딤섬에 맥주 한 잔 기울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보석같이 빛나는 그 밤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