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말자」 : 사랑이 변명이 된 세상에게

<도올 김용옥 저 / 통나무출판사>

참 기괴한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의 가치에 맞설 수 있는 것이 이 세상에 존재한단 말인가?
종교, 문화, 정치, 경제를 망라하여 ‘사랑’이라는 단어는 절대적 명제가 되어버렸다. 물론 너무 쉽게 쓰이고 온갖 문제의 막연한 해결책으로 제시된다는 부작용도 있다.

세계를 지배하는 수많은 종교에 의해 사랑은 가끔 ‘이기적’으로, 혹은 변명에 불과하게 발현되고 있는 시대말적 상황에 분노의 독을 내뿜는 한마디, ‘사랑하지 말자’.

그러나 도무지 ‘사랑’, 그 말고 대안이 있는가? 혼탁한 세상을 정화시켜줄 것 같은 마법의 말이 과연 또 무엇이냔 말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한 가지 예를 통해 해결책을 밝히고 있다.

‘날카로운 것에 찔리면 피가 나고 시간이 좀 흐르면 피딱지가 얹히게 되는 데, 이는 피의 철 성분 때문이다. 이 피딱지가 떨어져 나가도 이는 내 몸의 일부일 수 밖에 없다. 철이 녹이 슬면 붉은 색 철가루가 날리는 박리현상이 일어 나는 데 이 철가루의 성분과 피딱지의 성분이 똑같다. 자연계의 모든 유기체, 무기체가 결국 한몸인 것이니 자연에 대한 <측은지심> 이야 말로 공공의 선을 지켜낼 수 있는 근본 자세라 할 수 있다’

그 외 관심을 갖게 한 주제는 우주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우리 인식의 경계를 뛰어 넘는 신의 존재, 그리고 우주가 빅뱅으로부터 무한히 팽창하고 있다는 우주기원설 등을 동시에 부정한다. 신도 자연도 우리 인식의 틀 안에서 변화해 왔고, 공포를 무기로 마케팅을 하는 불변의 존재 보다는 실재하는 종교와 과학의 순기능에 집중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주, 종교, 대선, 청춘, 음식 등 우리 삶의 큰 줄기를 이루는 무거운 주제에 대해 저자는 방대한 지식과 날카로운 논리로 통념을 뒤집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변적이고 유한한 ‘사랑’ 보다는 내일의 우리네 삶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킬 수 있는 각자의 소소한 ‘혁명’이 시대의 청춘에게 더 어울리며 가치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논지에 일견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현실 세계에 적용하기에는 어떤 벽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유교 중심의 전통 가치와 자본주의의 결합은 자기모순적이고 왜곡된 형태로 일그러진 대한민국의 얼굴을 만들어냈다. 이에 일침을 가하는 도올의 사상이 동서양의 사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사상이라는 점이 퍽 재미있다.

책 표지와 편집이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충격적이고 날카로운 글귀에 집중은 잘 되는 편이니 졸음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라이터스 _ SK네트웍스 정종원 매니저
행복하려거든 장인이 되라고 한다.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 그 무아지경에서
모든 세상살이 잡념은 사라지고 삶을 있는 그대로 느끼게 된다.
음악가, 소설가, 화가, 시인만이 Artist가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업’으로 ‘생활’ 그 자체로 우린 모두 Artist다.
두바이지사 정종원 입니다.